안녕? 난 미국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리처드 니스벳이야 오늘은 너희들에게 사람들이 많이 하는 착각에 대해 알려주려고 해. 다들 지능이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고 있지? 사실 서양 심리학자들도 그렇게 많이 생각했어. 지능 지수라 불리는 IQ의 60~80%가 전부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생각했지.
심지어 심리학자들은 유아기의 환경, 가정환경, 학교 교육조차 지능과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음. 이제부터 내가 그걸 알려주겠음.
일단 지능이 유전에서 비롯된다면 일란성 쌍둥이는 지능이 거의 비슷해야겠지?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실제로 멀리 떨어진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의 지능을 검사해봤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일란성 쌍둥이들을 조사한 결과 쌍둥이의 IQ에 어느 정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는 걸 발견하게 됐어. 즉, 환경이 쌍둥이의 IQ에 영향을 미쳤다는 거지.
실제로 유아기 시절의 가정 환경은 지능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쳐
미국에는 가정환경자극 평가(HOME: 홈 점수)이라고 부르는 테스트가 있어. 쉽게 말해 가정환경을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 점수를 매기는 거야. 가정에 장난감이나 유아용 책이 얼마나 있는지, 대화가 평등하게 이뤄지는지, 강압적으로 이뤄지는지, 가족이 함께 노는 날이 많은지, 서로 싸우는 날이 많은지, 대충 이런 지표들로 홈 점수를 매기는 거지. 당연히 홈 점수가 높으면 화목하고 좋은 가정일 확률이 높고, 홈 점수가 낮으면 불행하고 슬픈 가정일 확률이 높아.
그런데 이 홈 점수가 높은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일수록 성인이 됐을 때 홈 점수가 낮은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보다 대체적으로 높은 IQ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어. 즉, 어릴 때의 환경은 지능지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거지.
홈 점수가 평균인 가정과 홈 점수가 상위 32%에 속한 가정과의 IQ 차이는 약 9점. 무시할 수 없는 점수지?
학교에 다니는 것도 지능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쳐
예를 들어 8월 31일에 태어난 아이는 그 해에 곧바로 학교에 입학을 하겠지만 9월 1일에 태어난 아이는 다음 해에 학교에 입학을 하게 돼. (미국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 봄이 아닌 가을에 새 학기를 시작함)
우리는 1년 먼저 학교에 입학한 아이(8월 31일생)와 그동안 학교를 다니지 않고 1년 후에 입학한 아이(9월 1일생)의 IQ를 비교해봤어. 그 결과, 학교를 1년 먼저 다닌 아이의 IQ가 훨씬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었지.
실제로 부유한 국가, 쉽게 말해 선진국 사람들의 평균 IQ를 지속적으로 추적한 결과, 지난 70년간 평균 IQ가 무려 18점이나 상승했다는 걸 우린 알게 됐어. 유전이라면 대규모 민족 이동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절대 이렇게 많이 상승할 수 없지. 선진국의 가정 환경이나 교육 환경이 좋았기에 이렇게 변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는 거야.
게다가 인류의 IQ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아마 19세기와 20세기를 대략 비교하면 15점 정도 차이가 날 거야. 어떻게 이런 차이가 발생한 걸까?
그건 바로 산업혁명 때문이야. 산업혁명이 IQ 상승과 무슨 연관이 있냐고?
산업혁명 이후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그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배움이 필요했어. 공장에서 일하는 건 농부 일보다 훨씬 복잡했거든. 예전에는 그냥 곡괭이 휘두르고 씨뿌릴 줄만 알면 됐는데 이젠 복잡한 기계를 다뤄야 하니 글자를 읽거나 쓸 줄 알아야 하고 또 수학적 능력도 필요하게 된 거지.
읽기와 쓰기는 논리력을 향상시키고 철학적 사고를 가능하게 해주지. 그렇다면 읽기와 쓰기를 모르면 논리적이나 추론적 사고를 하는 게 힘든 걸까?
심리학자들이 온두라스의 농부들에게 논리 추론 테스트를 한 적이 있어. (물론, 이들은 읽기 쓰기를 아예 할 줄 모르는 사람들) 이들에게 물고기와 새의 공통점이 뭐냐고 묻자, 거의 대부분이 화를 내면서 물고기와 새가 다르지 어떻게 같냐고 대답했어. 물고기는 헤엄치지만 새는 헤엄 못 친다든지, 새는 물고기를 먹지만 물고기는 새를 못 먹는다든지, 이런 차이점만 말했지. 공통점은 아예 찾아내질 못했어. 왜 그런 걸까?
이는 읽기 쓰기를 하지 못하기에 논리 추론적 사고 능력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새와 물고기는 모두 동물이라는 공통 사실조차 추론을 해낼 수 없었던 거지. 추론 능력 자체가 사실은 고도의 사고 과정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있어.
하나뿐이면 못 믿을까 봐 다른 실험도 알려드림 농부들에게 또 다른 질문도 했어. 만약 당신이 여자라면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러자 농부들은 또 화를 냈지. 내가 여자가 아닌데 왜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거야! 이렇게 말이야. 이를 통해 읽기 쓰기 교육을 받지 못한 자들이 실제로 추론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을 학자들은 알 수 있었어. 실제로 논리 추론 능력은 초등교육을 통해 발달하게 돼.
그렇다면 인종 간에 IQ 차이도 없는 걸까? 실제로 많은 유럽인들과 미국인들은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또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흑인이 백인, 황인보다 IQ가 낮다고 생각하고 있지. 지금부터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려줄게.
먼저 백인, 흑인, 황인의 IQ를 어렸을 때 비교해본 결과, 그 차이가 아주 작았어. 즉, 자라나면서 차이가 커진 거지. 특히 중학교 때부터 차이가 크게 나기 시작하는데, 동양인의 IQ가 눈에 띄게 상승하기 시작하지. 대체 왜 그런 걸까?
중고등학생들의 공부시간을 비교해본 결과, 일본 중학생은 매일 4~5시간을 공부에 투자했어. 반면에 미국 중학생은 일주일에 4~5시간만을 공부에 투자했지. 이는 문화의 차이야.
미국 학교에서 같은 숙제를 내줬을 때 부모의 반응이 매우 달라. 동양인 부모는 숙제가 너무 적다고 화를 내고, 서양인 부모는 숙제가 너무 많다고 화를 내지. 즉,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똑똑해진 것은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거야. 동양은 서양보다 부모가 자식에게 더 개입을 많이 하는 데다가, 특히 동양의 교육열은 서양보다 훨씬 높았지.
그렇다면 흑인은 왜 IQ가 낮다고 느껴지는 걸까? 그건 유전적 차이 때문이 아냐. 사실 흑인은 1950년까지 심한 차별을 받아왔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어. 산업 혁명이 18세기 후반에 시작된 것을 생각해보면, 무려 80년 가까이 다른 인종보다 교육이 뒤처지게 된 거야. 지금은 다행히도 흑인의 가정환경과 교육환경이 개선되면서 흑인의 IQ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짠! 지금까지 지능은 유전도 유전이지만, 환경에도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살펴보았어. 그러니까 모든 게 부모로부터 지능을 못 물려받은 탓이라고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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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