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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밀리터리ㆍ역사 덕후를 위한 ‘풀컬러 선물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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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와칭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19-11-22 09:43 13,00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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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흑백영상 속 2차 세계대전은 이제 그만 놓아주세요. 넷플릭스가 선보인 이 다큐는 풀컬러 복원 영상으로 2차 세계대전의 생생함을 전합니다. 전쟁과 무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밀리터리 덕후, 역사물이라면 영화와 책,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역사 덕후들에겐 이보다 흥미로운 다큐는 없을 겁니다. 기나긴 제목(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처럼 방대한 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풀컬러 복원의 위엄 

이 다큐는 2차 세계대전에 관한 백과사전과도 같습니다. 10가지 사건을 통해 2차 세계대전의 복잡한 배경과 사건을 꾹꾹 눌러담았기 때문이지요. 책이나 영화를 통해 파편화된 사건이 우리의 머릿속을 떠돌고 있다면 이 다큐 시리즈를 통해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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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지를 둘러보는 영국 처칠 수상 [사진 넷플릭스 ]

매 에피소드를 시작하는 오프닝은 의기양양함이 넘칩니다. 나레이션을 맡은 영국 원로배우 데릭 제이코비는 걸걸한 목소리로 “전문가들이 풀컬러로 복원한 세계 각지의 희귀한 영상을 통해, 여러분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라고 읊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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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노르망디로! 상륙작전하는 연합군 [사진 넷플릭스 ]

진짜로 그럴까요? 한번도 보지못한 진귀한 영상은 아니니, 살짝 과장은 있는 셈이죠. 하지만 ‘풀컬러 복원’, 이 한가지만 갖고도 이 다큐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줍니다. 비내리는 흑백영상 속 피사체가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이라면, 컬러 영상으로 복원된 그것은 펄떡펄떡 살아있는 느낌으로 전해집니다. 이것만으로도 이 다큐를 볼 가치는 차고넘칩니다. 

생생해서 더 참혹한 

6년간 벌어진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됐습니다. 이 기간 꺼진 생명만 5000만 명에 달합니다. 대한민국 인구가 한꺼번에 증발할 정도이니, 짐작조차 어려운 비극인 셈입니다. 다큐는 이 참혹함을 편집하거나, 덜어내지 않습니다. ‘풀컬러 복원’이라는 더 잔인(?)한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참상을 더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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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이 떨어진 후 히로시마 [사진 넷플릭스 ]

가령 히틀러가 소련을 점령하기 위해 벌인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추위와 배고픔까지 더해진 비극 그 자체였습니다. 다큐 속에선 동사(凍死)와 아사(餓死)로 팔다리가 제멋대로인채 뻣뻣하게 굳은 시체를 병사들이 옮기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를 촬영한 장면은 더 잔혹합니다. 마치 봉제인형처럼 유대인의 시체를 켜켜이 쌓아올린 장면이 그대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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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이란 이런거지, (야비한) 일본의 진주만 급습 [사진 넷플릭스 ]

굳이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청자들에게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불편함과 심란함을 안겨주기 위해서?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겁니다.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인류가 다시금 재앙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기도 합니다. 이런 장면은 일부 에피소드에 등장하므로 많이 불편하다면 넘기셔도 됩니다. 

밀덕들을 위한 다큐 

과학은 피를 먹고 자랐습니다. 가장 참혹한 전쟁(제2차 세계대전)은 무기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원자력, 제트엔진 등 가장 발전된 형태의 과학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파괴가 혁신을 낳는 지독한 역설이지만 이 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무기들, 이런 무기들을 활용한 전술의 수립 등은 꽤 흥미롭습니다. 밀리터리 덕후라면 이 다큐가 꽤나 매력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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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웨이 해전 당시의 전함 [사진 넷플릭스 ]

미드웨이 해전을 다룬 4편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공중전, 해전에 사용되었던 비행기와 함선은 물론 이들의 전술까지 자세하게 다뤄집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군사대국이 아니었던 미국이 어떻게 반전을 이루었으며 현대전의 무기와 전술을 성립해나갔는지를 설명해줍니다. 미드웨이 해전은 미국으로서도 굉장히 자랑스러운 2차 세계대전의 역사인지라, 1월에 <미드웨이 해전>이란 (미)국뽕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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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소련 지휘관, 바실리 추이코프 [사진 넷플릭스 ]

5편에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소련 스나이퍼들의 활약을 다룬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나치 독일에 밀린 소련은 폐허가 된 스탈린그라드 건물에 스나이퍼를 배치해 시가전에 돌입합니다. 건물 곳곳에서 출몰하는 스나이퍼는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는 나치 독일에겐 악몽 그 자체였을 겁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의 단골 떡밥이어서,  2001년 주드로가 소련 스나이퍼로 나오는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한국의 빈자리

2차 세계대전이 인류 최악의 비극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사망자수가 압도적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전투로 인한 희생보다는 전쟁 통에 발생한 반인륜적 범죄가 그 어느때보다 횡행했기 때문일 겁니다. 수백만명이 희생된 홀로코스트같은 유대인학살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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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그라드 전투의 모습 [사진 넷플릭스 ]

일본 역시 못지 않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미 전쟁 전 한반도를 수탈기지로 삼았고, 중국에선 난징대학살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다큐에서 한국이 당한 피해는 거의 언급되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주요전선이 유럽이긴 하지만 일본을 다룬 미드웨이 해전(4편)과 원자폭탄 투하를 다룬 히로시마(10편) 에피소드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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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출연    데릭 제이코비(나레이션) 
등급    15세 관람가 
평점    IMDb 8.9 에디터 꿀잼 

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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