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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밤에 우리 영혼은] "언제 우리 집에 와서 잘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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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와칭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19-11-12 10:33 10,33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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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을 하나 하고 싶어요. 괜찮으시면 언제 우리집에 와서 함께 잘래요?”

수십년간 같은 동네에 살던 이웃 여자가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밤에 우리 영혼은>은 가상의 미국 시골마을 홀트에 사는 70대 여성 에디 무어(제인 폰다)가 인근에 사는 루이스 워터스(로버트 레드포드)의 집에 찾아가 이렇게 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두 사람 다 오래 전 배우자와 사별했고, 아이들은 곁을 떠나 이젠 큰 집에서 홀로 노년을 견디는 중. 갑작스런 제안에 루이스가 당황하자 에디는 덧붙인다. “섹

 

스를 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밤을 견뎌보려고 그래요.”

 

# 길고 긴 밤을 견디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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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고 해서 오긴 했지만 어색하다. [사진 IMDb]

둘은 40여 년을 한 동네에서 살아왔다. 양쪽 집의 대소사를 알고, 각자의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도 지켜본 사이. 하지만 서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쪽이 제안한 걸 생각해봤는데, 해 보고 싶어졌어요." 다음 날 밤, 용기를 내 에디의 집을 찾아가는 루이스. 처음엔 한없이 어색하기만 하다. “왜 나죠?”(루이스) “좋은 사람 같았거든요.”(에디) 두 사람은 점차 친구처럼 침대에 나란히 누워 대화하는 밤에 익숙해지고, 친구인지 연인인지 모를 관계가 된다.

시작은 파격이었으나 이후 영화는 조용하게, 너무도 잔잔하게 흘러간다. 친밀해진 두 사람은 마음 깊숙이 숨겨 놓았던 회환과 상처를 서로에게 꺼내놓는다. 젊은 시절 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야기, 딸을 사고로 떠내보내야 했던 슬픔, 바람을 피워 가정을 깰 뻔한 과거 등등. 에디가 갑자기 손주를 맡아 키우게 되는 에피소드 외에 특별한 사건은 없다. 미국 작가 켄트 하루프의 원작 소설은 대부분 두 사람의 대화로 채워져 있는데, 영화는 정제된 대사에 섬세한 몸짓과 표정을 얹어 둘의 변화를 보여준다.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에겐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관계'가 얼마나 일상을 빛나게 만들 수 있는지를. 

# 늦은 사랑이기에 더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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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상을 나누며 조금씩 가까워지고. [사진 IMDb]

에디의 집을 찾던 첫 날, 루이스는 힘차게 양치질을 하고 가장 깔끔한 옷을 꺼내 입는다. 누군가의 눈에 띌까 뒷문으로 슬며시 찾아가지만, 에디는 "내일부터는 앞문으로 오라"고 요구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삶, 사람들의 시선에 나를 가두는 걸 거부하겠다는 선언이다. “어차피 다들 알게 될 거고 떠들어 되겠죠. 상관 없어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쓰면서 평생을 살아왔어요.”

두 사람의 만남은 곧 작은 마을의 가십거리가 된다. 어떤 이들은 대놓고 둘의 사이를 조롱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보란 듯 화려한 옷을 입고 시내에 나가 데이트를 즐기는 에디와 루이스. 사람들의 눈치만 보며 조용하게 인생의 끝을 기다리지 않기로 결심한, '어르신'들의 경쾌한 발걸음에 보는 이들도 마음이 콩닥거린다. 

#우아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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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하고 여행을 떠난 두 사람. [사진 IMDb]

영화의 우아한 분위기는 1936년생인 로버트 레드포드와 1937년생 제인 폰다, 두 배우의 열연에 힘입은 바 크다. 두 배우 다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 꼿꼿하고, 나이만큼 여유로워진 매력을 뽐낸다. 함께 밤을 보낸 두 사람이 차 안에서 막 사랑에 빠진 이들의 상기된 표정을 지을 때, 깨닫게 된다. 어쩌면 앞으로의 인생에 더 놀라운 기쁨이 남아있을 지 모른다는 것. 이런 기대를 자연스레 이끌어 내는 것이 두 배우의 힘이다. 

제인 폰다와 로버트 레드포드는 1967년 영화 <맨발로 공원을>에서 신혼부부 역할로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후로 50년이 지난 2017년 <밤에 우리 영혼을>으로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한 제인 폰다는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연기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로버트는 키스를 정말 잘하는데, 20대에 그와 키스하고 80이 다 돼 또다시 키스하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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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밤에 우리 영혼은 (Our Souls at Night, 2017)
감독  리테쉬 바트라
출연  제인 폰다, 로버트 레드포드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평점  IMDb 6.9 에디터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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