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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브레이킹 배드: 엘 카미노] 아쉽지만 진한, 대작의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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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와칭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19-10-29 09:33 5,79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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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열광케 한 드라마가 마지막 초라한 결말로 아쉬움을 진하게 남기는 경우는 흔하다. <스카이캐슬>이나 <왕좌의 게임>이 '창대한 시작'과 '미약한 결말'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세계적 인기를 끌어모았던 <브레이킹 배드>는 어떨까. 결말격으로 제작된 이 영화 역시 이야기 자체는 조금 싱겁다. 하지만 마지막 인사가 주는 여운은 더할나위 없이 진하다

기대와 걱정으로 시작된 영화화 

<브레이킹 배드>는 워낙에 성공한 작품이었다. 2008년부터 5년간 방영된 5개의 시즌은 내내 세계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기네스북(2014년)에 역대 최고 평점 시리즈로 등재될 정도였으니. 마약이란 소재로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끄집어내는 이야기꾼(각본가) 빈스 길리건은 이 작품의 성공으로 한껏 고무될 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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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배드> 두 주연과 빈스 길리건 [사진 길리건 페이스북 ]

그래서였을까. 2018년 길리건은 <브레이킹 배드>를 영화화 하겠다고 선언한다. 많은 이들이 이 소식을 듣고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느꼈으리라.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영화로 볼 수 있다니 기대감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껏 올라간 기대치에 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미 정점을 찍은 작품이기에 얻을 것보다 잃을 게 많았다.

적당히 아쉬운 마지막 인사 

이야기는 살짝 아쉽다. 엘 카미노는 <브레이킹 배드> 시즌 5의 마지막 장면 이후 상황을 다룬다. 예상대로 본래 시리즈만큼 흥미진진하거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진 않는다. 월터 화이트가 죽은 후 도망자 신세가 된 파트너 제시 핑크맨의 고군분투 생존기가 이야기의 전부다. 현재와 옛 기억의 교차편집 속에 반가운 월터 화이트를 이따금 만나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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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자수해라!' 뭐야, 우리 엄마네? [사진 넷플릭스 ]

이야기가 살짝 부실하다고 흥미가 완전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워낙 원작의 임팩트가 강해서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질 뿐, 핑크맨이 경찰과 악당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이야기엔 적당한 스릴과 흥미진진함이 느껴진다.  어차피 이전 드라마를 모두 본 팬이라면 이 영화에서 본작보다 더 흥미진진한 사건이나  월터 화이트를 대체할 새로운 마약왕의 등장을 기대한 이는 없을 것이다. 그건 불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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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조직에 갇혀있던 핑크팬의 도주기가 이 영화의 스토리다. [사진 넷플릭스 ]

다만 원작을 접해보지 못한 시청자라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영화를 끝까지 봐야 하나’ 수없이 고뇌할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는 <브레이킹 배드>를 본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다. 고공비행하던 비행기가 다시 활주로에 내려앉는 것처럼, 이 영화는 <브레이킹 배드>의 마침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탁월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선택

여기에 세기의 명작을 만들어낸 예술가가 있다. 그에게 다시 똑같은 작품을 만들어내라고 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쉽진 않을 것 같다. 명작은 실력뿐 아니라 운이나 시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탄생한다. 거칠게 말하면 ‘실력과 우연의 기막힌 콜라보’라 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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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성공한 미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 <브레이킹 배드> [사진 Showtime]

길리건도 자신이 빚어낸 역작(브레이킹 배드)을 뛰어넘으려 하지 않았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고 애초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한 것도 그런 계산 때문은 아닐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대부분 재미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그런 측면도 있긴 하다.)  독립된 작품으로의 한계가 명백한 이 영화를 표끊고 시간내서 극장을 찾는 수고까지 요구하긴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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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맨의 운명을 좌우하는 진공청소기 판매소 할아버지. [사진 넷플릭스 ]

어쨌든 <브레이킹 배드>를 재밌게 봤다면, (필자처럼) 이 드라마를 인생작으로 주저없이 꼽는다면 <엘 카미노>는 무조건 봐주는 게 맞다. 화끈한 마침표가 아니면 어떠랴. 월터 화이트, 제시 핑크맨을 보내는 마지막 인사는 잔잔해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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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엘 카미노 
제작    빈스 길리건 
출연    아론 폴, 조너선 뱅크스 외 
등급    15세 관람가 
평점    IMDb 7.6 에디터 꿀잼 (의리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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